난 걍 게임 만드는게 좋다. 즐겁다. 그와 관련된 모든 사유와 행동을 할 때,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우연히 집 근처 게임개발사 대표님과 연이 닿아 작은 법인에서 게임을 만드는 일이란걸 하게 됐었다. 당시 대학 재학 중이었고, 학업을 보장하며 남는 시간에 일을 하는 형태로 연봉을 받아 갔으니 꽤나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2016년인가? 연 2600쯤 되는 금액을 받았다. 당시 나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좀 있었다. 앞으로 있을 개발자 커리어에서 문과의 한계라던가, 금액이 너무 적던가 하는 말을 하던 이들.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게임 만들다 알게 된 형이 소고기 사주면서 불러서 말했다. 지금 회사 재밌냐고. 그렇게 바로 점핑. 에고소드 라는 프로젝트의 개발을 맡게 됐다.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딱히 또 자퇴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서 등록을 안했다. 의외로 한국과 북미에서 성적이 좋았다. 수익이 생각보다 좋았다. 내 몫으로 가져간 돈도 꽤 됐다. 그렇게 3년쯤 지내고 나서, 생성형 AI가 나타났다. 이 친구랑 잠도 안자고 얘기를 나누고 간단한 게임 프로젝트도 여럿 만들어 출시했다. 잠을 안자면 몸과 정신에 안좋다. 이 단순한 명제를 그 때는 잘 몰랐다. 당시 지병으로 고생하며 내린 결론은 기이하게도 더 많은 게임 개발자를 만나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 처음 게임사 면접을 보고 여기저기 가보았다. 생각외로 NC처럼 큰 곳이나 기반이 잡힌 곳들에서도 불러주셨다. 그러다 연락이 온 한 게임 스튜디오에서 일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텐센트 투자를 받았다고 했다. 아직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모두 친절했다. 하지만 굉장한 슬럼프를 만났다. 환경은 무척 좋았다. 워라밸이 좋았다고 해도 될까. 내가 생각한 게임 개발은 미지의 개척이었는데, 매일의 작업이 정해진 컨베이어 벨트에 앞에 있는 것 같았다. 1년여 쯤 지나서, 다시 감사하게도 다른 기회를 만났다. 인디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난 분이 이직하시면서 추천을 해주셨다. VR 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 나와 달리 명석하고 열정적인 팀원들. 투명한 회사 문화. 가슴이 뛰었다. 즐거웠다. 하지만, 일년을 못채우고 다시 나오게 됐다. (이제보니 이거 완전 배신의 역사 아닌가.. 모두 감사했고 죄송합니다.)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게임 개발과 창업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또한, 당시 프로젝트에서 클로드를 썼었는데, 클로드 코드가 나올 때 쯤 이걸 가지고 어디까지 갈 수있나 특히 궁금했다. AI의 힘이 돈으로 전환되는 가치를 가질만한 세팅인지 특히 궁금했다. 당시 예산 사정과 계획으로는 6개월 이상 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6개월 예산으로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엉성한 게임이, 특히나 빈약한 게임 기획력으로도 8900원 짜리 상품을 팔아낼 수 있을 지 궁금했다. 그렇게 애플 + 구글 총합 3~40만원 정도를 벌었다. 게임평은 무척 안좋았다. 특히나 구매 고객의 평은 더 안좋았다 ㅎㅎ.. 예정된 예산을 모두 소모하고, 좀 막막해졌으나 감사하게도, 해가 지나기 전에 해당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 삼아 다른 모바일 게임 팀에서 좋게 봐주셔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암튼 나는 게임을 만드는게 좋다. 걍 그런 인간이다. 게임을 만들 때에는, 늘 새로운 고통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누군가는 순진하다 하겠으나. 나는 순수하다고 말하고 싶다. 돈 버는 것도 좋고. 대박 나는 것도 좋고. 게임이 호평을 받으면 더 좋고. 하지만 그것은 결과이지 동기가 되기는 힘들다. 그냥 만드는 거다. 그냥… 재밌어서.
돌아왔습니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다. Continue reading